봄바람이 불어올 때, 짙은 향기를 먼저 전해주는 꽃이 있습니다. 작은 꽃송이들이 빽빽이 모여 종 모양으로 피어난 히아신스는 눈보다 코로 먼저 다가오는 꽃이지요. 향긋하면서도 은근히 짙은 향기는 오래된 기억을 불러내듯 마음을 흔들며, 마치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합니다.
히아신스의 꽃말은 색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보라색은 ‘슬픔과 그리움’, 빨간색은 ‘사랑의 고백’, 흰색은 ‘순수한 마음’, 노란색은 ‘질투’를 의미합니다. 이 꽃말은 고대 그리스 신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태양신 아폴론이 사랑했던 미소년 히아킨토스가 실수로 목숨을 잃자, 그의 피에서 피어난 꽃이 바로 히아신스라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히아신스는 ‘사랑과 상실, 그리고 추억’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유럽에서는 부활절 무렵 피는 꽃으로 여겨져, 새로운 시작과 재생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오늘날 히아신스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구근식물로, 화분이나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풍성하게 모여 피어난 꽃송이와 은은하면서도 깊은 향기는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공간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향기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특성 덕분에 ‘기억을 불러오는 꽃’이라는 별칭도 붙었습니다.
혹시 지금 마음속에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이 있다면, 히아신스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아련한 향기 속에 담긴 사랑과 추억은 우리를 다시금 따뜻한 순간으로 이끌어 줍니다. 히아신스가 전하는 그리움의 노래가 오늘 당신의 하루에 작은 위로와 깊은 울림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