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의 라벤더빛, 왜 꿈과 사랑이 그곳에서 엇갈렸을까?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2016)」는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의 사랑과 꿈을 그린 작품입니다. 로스앤젤레스의 화려한 풍경과 음악, 그리고 두 주인공의 낭만적인 이야기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관객을 매혹시켰습니다. 특히 라벤더빛 하늘 아래 두 사람이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이후 수많은 관객에게 잊히지 않는 명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라벤더는 꽃말로 ‘기다림’과 ‘헌신’을 뜻합니다. 영화 속 보랏빛 하늘과 어우러진 장면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장치입니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언덕 위에서 춤을 출 때, 라벤더빛 배경은 그들의 사랑이 현실을 넘어선 환상 같은 순간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색채는 언젠가 다가올 이별과 아쉬움을 암시합니다. 라벤더의 은은한 빛이 지닌 달콤쌉싸래한 정서는, 사랑이 항상 꿈과 함께 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예고합니다.

셔젤 감독은 「라라랜드」에서 색채를 서사적 장치로 활용했습니다. 노란 드레스, 붉은 네온사인, 푸른 재즈 클럽 등 각 색채는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반영합니다. 그중 라벤더빛 하늘은 두 주인공이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던 순간의 배경으로 쓰이며, 동시에 영화 전체의 톤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각적 상징이 됩니다. 라벤더의 색감은 희망과 환상의 빛깔이지만, 현실 속에서는 오래 머물지 못하는 덧없음을 상징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라라랜드」의 라벤더빛 장면을 다시 떠올릴 때, 그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화면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꿈을 좇는 열정과 사랑의 따뜻함, 그리고 결국 교차점에서 갈라서야 했던 두 사람의 선택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라벤더빛은 지금도 우리에게 묻습니다. “꿈과 사랑이 엇갈릴 때,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