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봄날」은 벚꽃처럼 스쳐 간 그리움을 어떻게 노래했을까

방탄소년단의 「봄날」(2017)은 단순한 계절 노래를 넘어, 그리움과 상실, 그리고 다시 만남에 대한 깊은 감정을 담은 곡으로 평가받습니다. 발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이 노래가 ‘떠난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을 현실적이면서도 시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벚꽃의 이미지는 그런 정서의 핵심에 있습니다. 잠시 피었다 지는 벚꽃처럼, 노래 속 그리움도 덧없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봄날」의 가사에는 벚꽃이라는 단어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그 계절의 공기와 감정이 전면에 깔려 있습니다. “보고 싶다”로 시작하는 첫 구절부터 이미 봄의 따뜻한 색감과 겨울의 차가운 잔향이 공존합니다. ‘눈꽃이 떨어진다’는 표현은 벚꽃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차갑게 남은 이별의 잔해를 의미합니다.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는 것처럼, 슬픔이 지나야 다시 웃을 수 있다는 시간의 비유 속에서 벚꽃은 자연스럽게 ‘기다림’과 ‘순환’의 상징이 됩니다.

뮤직비디오 속 영상 또한 이 상징을 강화합니다. 오래된 기차역,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그리고 흩날리는 눈과 햇살은 봄과 겨울, 만남과 이별의 경계를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흰 눈처럼 떨어지는 장면은 벚꽃의 낙화를 연상시키며, 떠난 이를 향한 미련과 기억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벚꽃잎은 짧은 생을 지녔지만, 그 짧음 속에서 가장 강렬한 아름다움을 남깁니다. 「봄날」의 그리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손에 닿지 않지만, 그 기억이 아름답기에 여전히 마음속에 피어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봄날」은 따뜻한 기타 사운드와 감성적인 멜로디로 구성되어, 마치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절제된 슬픔이 깃들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이 노래를 통해 ‘청춘의 그리움’을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으로 한정하지 않고,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으로 확장시켰습니다. “다시 봄날이 올 거야”라는 가사는, 끝없는 기다림 속에서도 언젠가 찾아올 재회의 순간을 믿겠다는 다짐처럼 들립니다.

오늘 우리가 「봄날」을 들으며 떠올리는 벚꽃은, 단지 계절의 상징이 아니라 ‘기억의 장면’을 의미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지나간 시간,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 하지만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년 봄마다 다시 피어나는 벚꽃처럼, 마음의 어딘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서 「봄날」의 벚꽃은 슬픔의 끝이 아니라, 기다림의 다른 이름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이 노래를 통해 그리움을 아픔으로 남기지 않고, 추억으로 바꾸는 법을 알려줍니다.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나듯, 우리 마음속의 그리움 또한 새로운 계절 속에서 다른 빛으로 피어납니다. 「봄날」은 그렇게, 청춘의 시간 속에서 영원히 지지 않는 벚꽃처럼 우리 곁에 머물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