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국화 전시회가 전통과 축제로 이어져 온 발자취

국화는 예로부터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청렴과 절개의 상징이자 장수를 기원하는 꽃으로, 조선 시대에는 궁중 행사와 사대부의 풍류 자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오늘날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가을 국화 전시회는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발전한 문화 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화 전시회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까요?

국화를 감상하는 풍습은 중국의 중양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음력 9월 9일 국화를 감상하고 국화주를 마시며 장수를 기원하는 문화가 고려와 조선에 전해졌습니다. 조선 시대의 『동국세시기』에는 국화를 장식하거나 국화차, 국화주를 만들어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왕실에서는 국화를 감상하는 연회를 열기도 했는데, 이는 오늘날 국화 전시회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국화 전시회는 대중적인 행사로 발전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의 ‘국화 전시 문화(菊花展)’가 전해지며, 국화를 정원 예술로 가꾸는 전시회가 본격화되었습니다. 해방 이후에는 지자체와 농업 관련 기관이 앞장서 국화 품종을 선보이고 지역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 가을 국화 축제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국화 전시회는 단순한 감상에서 벗어나 지역 경제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전시회에서는 국화 분재, 조형 작품, 국화꽃 터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며, 시민들에게는 가을을 체험하는 대표적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마산, 이천, 서울 등 전국 곳곳의 국화 축제는 매년 수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가을 문화를 풍성하게 합니다.

결국 가을 국화 전시회는 왕실과 사대부의 풍류에서 시작되어, 대중의 생활문화와 관광 산업 속으로 확장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화려한 국화 전시회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지점에서 가을을 더욱 빛나게 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