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가 서민의 사랑과 추억을 담은 꽃이 된 이유

가을 들녘을 거닐다 보면 소박하게 피어난 들국화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정원용 국화와 달리 들국화는 이름처럼 길가나 밭둑, 산비탈 어디서든 자생하며 서민들의 일상과 가까이해 왔습니다. 그래서 들국화는 단순한 야생화가 아니라, 오래도록 서민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추억을 담아온 꽃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들국화는 관리하지 않아도 잘 자라고 척박한 땅에서도 꽃을 피웁니다. 이 질긴 생명력은 고단한 삶을 살았던 서민들에게 큰 위안과 공감을 주었습니다. 국화 특유의 절개와 고결함이 양반과 문인의 상징이었다면, 들국화는 서민의 강인함과 소박한 미덕을 상징하는 꽃이었습니다. 그래서 민화나 민속 장식에서도 들국화는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소재로 자주 쓰였습니다.

문학과 음악에서도 들국화는 ‘순박한 사랑’과 ‘향수’를 노래하는 소재가 되었습니다. 김영랑과 박목월 같은 시인들은 들국화를 통해 서민적 정서와 가을의 쓸쓸함을 표현했습니다. 대중가요 「들국화」 역시 꽃을 사람의 마음과 겹쳐 노래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들국화는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을 울리는 소재로 자리잡아, 문학과 예술에서 서민적 삶의 은유로 사용되었습니다.

들국화의 꽃말은 ‘추억’, ‘성실’, ‘사랑의 그리움’입니다. 이는 서민들의 삶과 정서와 맞닿아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진실한 마음을 담아내는 상징으로, 들국화는 사랑과 그리움,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길에서 마주친 들국화 한 송이는 누구나 가슴 한편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들국화는 화려한 원예종 국화에 비해 소박하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에 가깝게 다가옵니다. 도시 공원이나 가을 축제에서도 들국화를 일부러 심어 놓는 이유는, 단순한 관상용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서민적 삶과 정서를 되새기기 위함입니다. 결국 들국화는 우리 곁의 평범한 꽃이면서도, 사랑과 추억, 그리고 삶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특별한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